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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12-16 11:09
“제2의 무역입국을 향한 새로운 길을 닦자”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11,099  
⁃ 한국무역 미래 50년을 향한 무역정책 제언 ‘셋’
 
주간무역 
 
 
지난 12월 5일 ‘제 50회 무역의 날’은 한국경제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의미있는 날이었다. 한국무역의 지나온 반세기를 마감하고, 새로운 반세기를 시작하는 날이었다. 지난 50년 동안 한국무역이 걸어온 길은 한국경제의 굴곡과 성공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위기와 시련 속에서도 우리 국민과 정부는 하나가 되어 도전과 창조의 정신으로 ‘한강의 기적’을 만들었고, ‘무역강국, 산업강국’의 초석을 다져 놓았다.

지금부터 우리는 앞으로 다가올 50년을 새로운 각오로 준비해야 한다. 선대가 이뤄놓은 기득권에 안주해서는 절대 안된다. 제 2의 무역입국을 향한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한다. 부족하고 잘못된 부분을 고쳐나갈 수 있는 여유를 갖고, 성공한 역사와 정신을 계승하면서 앞으로 다가올 50년을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 50년후 우리 대한민국이 명실상부한 ‘무역대국, 산업강국’으로서 세계의 번영과 평화를 이끌어가는 리더가 될 수 있도록 제 2의 도약을 위한 길을 지금부터 닦아야 한다. 제 50회 무역의 날을 맞이하여 <주간무역>은 한국무역 미래 50년을 향한 3가지 무역정책 제언을 하고자 한다.


• 무역정책 제언 하나 - (가칭)대통령직속 중소기업수출위원회 설치

박근혜 정부들어 가장 눈에 띄는 정부 정책의 변화중 하나는 ‘중소기업 수출에 대한 지원 강화’이다.

지난 13일까지 올들어 총 네차례 열린 대통령 주재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도 투자확대를 제외한 나머지 분야는 모두 중소기업 수출을 지원하는 내용이 주류를 이뤘다.

네차례의 대통령주재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FTA 활용지원 △무역금융 확대 △중국 내수시장 진출지원 △식품 수출확대 △내수․초보기업 수출지원 확대 △대이란 피해기업 지원 등의 중소기업 수출지원책이 다뤄졌다.

박대통령은 지난 12월 5일 제 50회 무역의 날 축사에서 “제 2의 무역입국으로 오는 2020년 무역 5강, 무역 2조 달성을 이룩하겠다”고 말하고 “새로운 수출 산업 육성과 중소․중견기업의 수출역량 제고, 세일즈외교와 자유무역기반 강화라는 3대 과제를 적극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 날 기념사에서 박대통령은 특히 “역량 있는 내수 중소기업과 수출 초보기업을 새로운 수출역군으로 키워나갈 것입니다. 현재 323만개 중소・중견기업 가운데 8만6000개의(2.7%) 기업들만이 수출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기업들이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습니다”라고 전제한 뒤 “이렇게 작지만 강한 중소, 중견기업들에 우리 무역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제품경쟁력은 있지만, 아직 수출을 해보지 않은 내수기업들을 발굴해서, 해외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라고 약속했다.

박근혜정부 출범이후 기획재정부를 필두로 모든 경제 관련부처와 산하기관들이 저마다 중소기업 수출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관세청뿐만아니라 조달청까지 나서 강소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겠다고 팔을 걷어붙이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정부와 관련기관의 한결같은 ‘중소기업 수출지원 강화’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중소 수출기업들은 이같은 온도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박근혜 정부들어 중소기업청장이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중기청에 전속 고발권이 주어지는 등 중기청의 위상과 역할이 일견 강화되고 있다. 하지만 중기청의 주요 현안 과제는 소상공인과 시장상인의 경쟁력 강화와 대기업 유통업체와의 갈등을 조정하는 데 맞춰져 있다.

과거 김대중 정부 시절 설치된 중소기업특별위원회도 이명박 정부에서 동반성장위원회로 명칭이 변경되고, 그 역할도 중소기업 고유업종 지정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갈등을 조정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중소기업청의 주요 정책과 업무가 국내 갈등 조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청년과 벤처기업, 그리고 수많은 내수기업의 해외 진출 강화에는 여전히 정부의 힘이 제대로 실리지 않고 있다.

현 정부들어 중견기업정책국이 새로 신설되긴 했으나 중소기업 수출지원 조직은 그대로다. 현재 중기청에서 중소기업 수출 지원업무를 담당하는 조직은 경영판로국 내의 해외시장과 뿐이다. 해외시장과에는 과장을 포함한 총 14명의 인력이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KOTRA와 한국무역협회 등도 내수기업 등 초보기업의 수출역량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기청은 15년전인 지난 1997년부터 ‘내수기업 수출기업화’ 사업을 추진, 수출저변의 확대를 적극 도모해 왔다. 이 사업은 현재 중소기업수출역량강화 사업으로 확대 발전되었고, 예산규모도 5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났다.

중기청은 2011년 현재 8만3000개 수준인 수출 중소기업을 오는 2017년까지 10만개로 늘리고, 수출 1000만달러 이상 글로벌 강소기업을 3000개(2011년 1900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다양한 수출지원 역량의 강화를 적극 도모하고 있다.

중기청은 작년부터 될성부른 국내 중소기업 소비제품을 주력시장의 대형 유통망에 보급하는 사업을 적극 추진하는 한편, 내년부터는 온라인 B2C 쇼핑몰을 통한 수출마케팅 지원을 대폭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중기청은 각 지방 중기청과 지역별 중소기업수출지원센터라는 자체 조직망을 갖고 있는 데다 중소기업진흥공단과 중소기업중앙회와 수직적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의 수출애로요인과 정책 요구사항을 상위 부처보다 빨리 생생하게 접하고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지난 4차례의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가장 손에 잡히는 박근혜 정부의 무역진흥 정책은 ‘중소기업 수출지원 강화’이다.

대통령주재 무역투자진흥회의의 성과를 제대로 창출하려면 대통령 직속의 ‘(가칭)중소기업수출위원회’를 설치, 중소기업 수출을 박대통령 임기내 10% 이상 끌어올리는 프로젝트를 가동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2010년 7월 미국의 내로라 하는 기업의 최고 경영자들로 구성된 수출위원회를 구성하고 5년내에 미국 수출을 2배로 늘리는 정책을 추진중이다. 2배로 증가시키는 것은 힘들겠지만 실제로 미국의 수출은 수출위원회 구성이후 크게 늘어나 만성적인 무역적자가 축소되고 있으며, 일자리 창출 효과도 예상보다 크게 나타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위기 이후 선진국은 물론, 세계의 모든 나라들이 경제정책의 최우선 과제를 수출확대에 맞추고 있다.

작금의 상황에서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인 우리나라가 대통령 직속의 ‘(가칭)중소기업수출위원회’를 설치, 청년기업과 중소기업을 앞세운 대대적인 해외진출 정책과 프로젝트를 추진하지 못한다면 이 또한 어불성설(語不成說)이 아니겠는가.

(가칭)중소기업수출위원회의 위원장을 장관급으로 하여 상품은 물론, 서비스 분야까지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신성장 전략과 정책을 발굴하고 이의 연장 선상에서 해외 진출을 획기적으로 지원하는 서비스 체제를 가동한다면 한국무역 50년의 미래가 밝아질 것으로 확신한다.

• 무역정책 제언 둘 - (가칭)국가무역정보전략위원회의 설치

2000년대 들어 인터넷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미디어 시장의 판도가 급변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 무역과 산업의 발전을 이끄는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세력중의 하나는 경제정보를 전문으로 하는 미디어 그룹이다.

미국이 세계 제1의 산업강국으로 올라선 배경에는 저널 오브 커머스(Journal of Commerce)라는 신문의 활약이 숨어있다. JOC는 지난 1827년에 창간되어 해운과 철도를 중심으로 한 미국의 산업화 시대에 기업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중추 역할을 했다.

이 신문은 70년대 이후 미국의 산업 중심이 금융으로 넘어가면서 그 역할을 50 뒤에 창간된 월스트리트저널(Wall Street Journal)에게 넘겨줬다. 그럼에도 이 매체는 물류를 중심으로 IT, 무역과 외환 등으로 특화해 미국의 무역관련 업체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해 주고 있다. 자유시장적 가치와 민주주의적 정보제공을 기본 이념으로 하는 미국의 정보정책 특성을 반영해 JOC 미디어그룹에서는 물류와 IT는 물론, 선하증권(B/L)을 기본으로 하는 운송정보까지 정부와 관련기관이 갖고 있는 정보를 가공, 분석해 고부가가치화하여 모두 유료로 판매하고 있다.

영국의 산업화시대 정보매체인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s)지는 산업혁명 후반기인 1843년도에 창간돼 오늘에까지 이르고 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지난 1946년도에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 Economist Intelligence Unit)이란 부설 연구소까지 설립, 세계 200여 국가별 경제․정치 전반에 대한 분석과 깊이있는 산업․무역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지도 1970년대이후 영국의 산업 중추가 금융으로 바뀌면서 그 아성을 파이낸셜타임스(Financial Times)에게 넘겨줬지만 지금도 세계각국에서 일어나는 무역경제의 변화와 블루칩에 관한 권위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매체로 그 역할을 지속하고 있다.

일본이 세계적인 산업강국으로 발돋음하는 데도 산케이와 일본공업신문이 있었고, 독일에도 산업무역 정보를 주로 다룬 한델라스블라트라는 신문이 있었다.

우리나라도 금융산업이 급속히 발달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성숙기에 접어든 주력 제조산업의 경쟁력이 최소한 10년 이상은 더 버텨줘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하지만 무역과 산업 분야의 정보를 신속 정확하고, 그리고 깊이있게 전달하는 전문 매체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산업과 무역분야에서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의 정보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미디어의 육성과 활용 정책이 미흡했던 사실은 실로 안타깝고 우려스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인터넷이라는 미디어 수단의 변화에만 너무 주목했다. 국가 차원에서 산업과 무역통상 관련 정보를 효율적으로 수집하고, 가공․분석해 전달할 수 있는 정보전략과 정보체계를 구축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2월 5일 제 50회 무역의 날 축사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34개 민관 기관이 취합한 국내외 무역정보를 연계·통합해서 실시간으로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고 있는 ‘무역정보 3.0’ 사업을 지칭하는 것이다. 산업부가 추진하고 있는 ‘무역정보 3.0’ 사업은 앞으로 다가올 50년의 무역대계를 준비하는 작업중의 하나다.

지난 1949년 8월에 창간되어 1997년 말까지 발행됐던 한국무역협회의 ‘무역통신(구 일간무역)’과 1970년도에 개통돼 지끔까지 존속되고 있는 무역통계시스템인 ‘KOTIS’의 역할을 차제에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

작년에 작고하신 남덕우 전국무총리께서는 한국무역협회 회장 재임시에 당시 ‘일간무역’을 명실상부한 무역정보 전문매체로 발전시킬 방안을 검토할 것을 주문하신 바 있다. 아쉽게도 故남회장님의 정보화를 위한 원대한 구상은 결실을 거두지 못한 채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지금도 그분의 뜻은 현재 진행형으로 살아있다고 해야할 것이다.

국가 차원의 무역정보 전략 수립과 실행은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부3.0 사업의 핵심 모델로 선정해 강력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

선진국의 선례를 보면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국가 무역정보의 전략 수립은 △해외시장 정보의 광범위한 수집 및 분석․가공․전파를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 △통관․물류․외환 등 빅데이터의 분석을 통한 트렌드 파악과 전략 수립 △정보 개방을 통한 국민복지 증진이란 다양한 효과를 창출해 주고 있다.

물론 선진국에서는 무역정보의 수집과 가공․생산, 공급하는 역할을 전문 미디어와 민간 컨설팅 회사가 맡고 있다.

국가 무역정보 전략 수립과 효율적인 활용이란 측면에서 보면 산업부 산하의 한국무역정보통신(KTnet)과 무역협회의 무역통계시스템(구 KOTIS), 관세청의 통관물류정보시스템(KCnet)과 전자통관시스템(Unipass), 해양수산부 산하의 물류정보시스템(KLnet)을 융합적으로 관리하고 정보를 가공 활용하여 고부가가치화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화물이동과 통관 정보의 활용을 둘러싼 관세청과 KTnet의 갈등이 증폭되었던 배경도 국가차원의 무역정보 융합관리 및 활용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앞으로 국가별, 또는 다수 국가를 묶는 지역통합 방식의 FTA가 확대 체결되면 통관 및 물류 정보는 무역정보의 핵심 데이터로 그 중요성과 활용가치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부와 무역협회가 주력해 온 기존의 KTnet과 무역통계시스템 서비스만으로는 무역관련 빅데이터의 가공․분석과 고부가가치화를 추구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선진국의 사례와 한국적 특수성을 감안할 때 무역관련 통관․물류․외환 정보의 융합활용 대책은 정부 차원에서 강구하되 그 정보의 공급자이자 수요자가 무역업체이므로 무역업계 대표단체인 한국무역협회가 융합 정보의 가공과 활용 방안을 마련하는 방향이 합리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과거 한국은행이 무역협회가 발행하는 ‘일간무역’에 수출입 신용장(LC) 정보(가격정보 제외)를 공개해 무역거래의 투명성과 시장경쟁을 촉진시켰던 선례는 통관․물류․외환 등의 분야에서 무역정보3.0 사업과 융합 촉진 방안이 크게 어렵지 않게 마련, 시행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중소 수출기업들이 가장 목말라 하는 해외시장 정보 수집과 가공, 분석에 있어서도 국가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KOTRA 121개 무역관과 외교부 산하 161개 재외 공관은 물론, 정부 산하 공공기관의 해외지사 등에서 수집되는 해외 정보를 한 곳으로 모아 정보 가치의 우선 순위에 맞춰 카테고리별로 잘 정리해 관련 기업과 국민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가공, 신속하게 전달할 수 있는 통합무역정보 제공 체계를 구축하는 일도 미래 50년을 내다보고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일이다.

무역정보에는 통관과 인증에서부터 각국의 입찰 정보와 수출입 바이어 데이터베이스, 품목별․국가별 시장정보, 전시회나 원자재 정보 등이 총망라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에는 수출 뿐만아니라 수입분야에서도 기술은 물론, 국민의 보건과 안전,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쪽으로 무역규제와 기준이 강화되고 있는만큼 이와 관련된 정보까지 무역통합 정보망에서 흡수하는 방안이 단계적으로 검토돼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국무총리실 산하에 (가칭)국가무역정보전략위원회를 설치하여 국가 무역정보 관리 체계를 효율적으로 재편함과 동시에 국가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될 무역정보의 체계적인 수립과 가공 및 전파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국가 무역정보의 효율적 관리와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는 일은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것은 물론, 궁극적으로는 국내외 소비자의 복지를 증진하여 인류공영에 이바지 하는 길이다.



• 무역정책 제언 셋 - (가칭)한국무역진흥재단의 설립

지난 50년간 한국무역 발전을 이끈 2대 중추 집단을 말하라면 ‘상공부(1948년 출범)’와 ‘한국무역협회(1946년 설립)’를 꼽을 수 있다.

1960년대 초반 우리 정부가 ‘수출드라이브’로 한국경제 정책 방향을 잘 정할 수 있게 한 ‘씽크탱크’는 당시 민간 사단법인이었던 한국무역협회였다. 무역협회는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30여년 동안 무역 조사․진흥, 무역통계와 정보, 교육 서비스를 고유 업무로 무역진흥을 총괄하는 민간 대표단체로서 제 역할을 다했다. 물론 경제기획원과 상공부가 수출주도형 ‘경제개발 5개 계획’을 세우고, 경공업→중화학공업→IT첨단 쪽으로 산업 육성정책을 잘 수립하여 이끌어 온 공과는 두말할 나위도 없다.

2013년 12월 현재, 한국경제와 한국무역의 미래 50년을 이끌어갈 ‘싱크탱크(Think Tank)’는 과연 존재하는가. 이같은 질문에 자신있게 ‘예’라고 답할 수 없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과거에 비하면 경제․통상․산업 전략을 연구하는 기관이 꽤 늘어나 있다. 정부 사이드에서만 기획재정부 산하 한국개발연구원(KDI)과 대외정책연구원(KIEP), 산업통상자원부 산하의 산업연구원(KIET)이 있다. 민간 부문에서도 한국무역협회․전경련․중소기업중앙회 산하에 국제무역연구원․한국경제연구원․ 중소기업연구원이, 그리고 수많은 민간 대기업과 금융기관의 부설 또는 계열 연구소들이 있다.

하지만 이들 연구소가 우리나라가 무역 8강을 넘어 ‘무역 5강, 또는 산업 4강’으로 제2의 도약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줄 전략과 정보를 제공하는 ‘씽크탱크’로 역할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영국의 왕립국제문제연구소(채텀하우스), 미국의 헤리티지재단과 기업연구소(AEI), 중국의 사회과학원과 국무원산하 발전연구중심, 일본의 노무라종합연구소와 미쓰이물산전략연구소 등과 같은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국가전략 연구 집단이 아직 우리나라에는 없다.

우리나라가 진정으로 ‘무역대국, 산업강국’으로 발돋움하려면 국제 정치경제와 무역통상분야에서 그에 걸맞는 ‘머리 또는 두뇌’로서 전략과 정보를 생산하는 막강한 ‘싱크탱크’가 있어야 한다. 선진국의 유명 두뇌집단에서 만들어 놓은 지식과 정보를 차용하는 방식으로서는 ‘무역대국, 산업강국’으로 제 2의 도약을 하기 힘들다.

정부와 정당의 통제와 이익에서 벗어나 오로지 국민과 국가의 발전과 무역을 중심으로 한 한국경제의 제 2도약을 이룰 국가 무역통상전략을 수립하고 대외지향적 무역진흥업무를 담당할 강력한 재단과 부설 기구의 설립이 필요하다.

한국경제가 무역을 중심으로 ‘제 2의 무역입국’의 기치아래 ‘무역대국, 산업강국’으로 진정한 제 2의 도약을 하려면 미래 50년을 이끌고 갈 싱크탱크인 ‘(가칭)무역진흥재단’을 설립하고, 부설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

기부 문화가 성숙되어 있지 않고, 특정 집단의 선도적인 역할에 대한 터부가 강한 한국적 정서를 감안할 때 ‘(가칭)무역진흥재단’의 설립은 막대한 자산과 무역진흥의 역사적 전통을 간직하고 있는 사단법인인 한국무역협회가 그 책임을 담당하는 것이 마땅할 것으로 판단된다.

‘무역’이란 키워드는 한국의 국가 정체성을 공고히 하고, 국론을 통합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개념이자 용어이다. 특정 지역과 집단의 이익을 위해 정쟁을 마다않는 정치권에서도 ‘무역’에 대해서는 대승적인 지원을 마다하지 않는다. 노무현 정권의 참여정부에서 ‘한․미 FTA’ 협상이 타결된 것이 그 대표적인 사례 중의 하나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 1968년부터 정부의 법적 뒷받침으로 ‘수출진흥특별회계기금’을 조성하기 시작해 지난 1997년까지 무역특별회계기금(1987년부터 수출진흥특계가 무역진흥특계로 명칭이 변경됨)을 징수, 무역진흥 활동에 사용해 왔다.

무역진흥특계를 기반으로 조성된 잉여 자금은 현재 한국무역협회의 막대한 자산으로 저축되어 있고 무역진흥을 위해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또 무역특계기금이 낭비되지 않고 오늘날까지 막대한 규모로 증식되어 저축되어 있는 것 또한 한국무역의 드러나지 않는 성공 스토리중의 하나다. 그 배경에는 과거 상공부와 무역협회의 탁월한 청렴성과 상인 감각이 숨어있다.

‘수출입국’을 위해 박정희 대통령 시절 그 토대가 마련된 한국무역협회의 자산은 이제 ‘제2의 무역입국’을 위한 사회적 자산으로 더욱 유용하게 활용되어야 할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무역협회와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가 갖고 있는 상징성, 그리고 역사적 책임은 실로 막대하다.

무역과 통상은 물론, R&D를 축으로 한 우리나라 산업 육성정책분야에서도 한국경제와 한국무역의 제2 도약을 준비할 수 있는 새로운 대형 전략이나 정책(Grand Design or Policy)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문제점은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주제이다.

제 50회 무역의 날을 기점으로 한국무역과 한국경제의 지속적인 부흥과 제 2의 도약을 위한 첫 번째 과제로 <주간무역>은 한국무역 미래 50년을 위한 준비의 첫 걸음으로 ‘(가칭)무역진흥재단’의 설립을 제안한다.

(가칭)무역진흥재단은 한국무역과 국가경제의 지속 발전을 위한 대전제로서 그랜드 비전(Grand Vision)을 만들고, 그 비전을 달성할 대안과 정책, 그리고 양질의 정보를 생산하여 앞으로 한국을 이끌어갈 주역들에게 제공해야 하는 일을 해야 할 것으로 본다.

김종윤기자